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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떡 봉송 / 신세호 시
할머니가 얻어오신
생일 집 봉송 하나
달력 풀어 열어보니
아직도 따듯한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한 덩이는 아버지 몫
남은 한 덩이 갈라놓으니
작은 손에 쏙 들어가는 크기
한쪽 받아 들고 웃음 한 송이
팥고물 한 개 웃음 한 톨
앞니로 물어뜯고 깔깔깔
까만 손안에 진흙 덩이
떡 덩이인지 구분이 안 돼
한입에 다 먹어버리고
빈손에 가득 차 있는 아쉬움
그 아쉬움이 너무 커서
아직 남아있어서
봉송하나 만들었는데
줄 사람도 받을 사람도 없고
손끝으로 뜯어 맛을 보니
간절하게 피어오르던
그리움은 사라지고
빈 껍데기만 남아서
고민만을 안겨주는데
기억 속에 얼려놓아야 하나
『심호흡하며 읽는 시』(신세호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