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사람의 생활공간! 원주미리내도서관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경제적 성공과 문화적 취향의 동반 진행을 사람들은 ‘소유와 교양’이라 불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초점은 인간의 교양보다는 물질적인 것, 즉 문화적 자산에 더 맞춰지곤 했다. 대표적인 예로 19세기 말 고전 작품들의 저작권이 풀렸을 때 출판사들은 초호화 장정과 전집류로 책 시장을 범람시켰다. 그 책들은 마르고 닳도록 읽혀 책 주인에게 도움이 되는 대신, 줄곧 침묵을 지키며 책장에 꽂혀 있었다. 아마포로 싸인 떳떳한 책등을, 그와 마찬가지로 방 안에 뻣뻣하게 앉아 있는 주인에게 내보인 채로 말이다.
적어도 1968년 이후부터는 교양 있는 시민 계급의 문화 소유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거세졌다. 그러나 벽면과 책장을 가득 메운 책이 후광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아니었다. 오늘날에도 많은 책을 소장한 사람에게 그 모든 책을 읽고 이해했냐고 묻지 않는다. 단지 책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서가의 주인이 교양과 예술적 감각을 지녔다는 증거가 되곤 한다. 우리는 개를 기르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보편적인 동물 애호가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많다). 그러나 지적인 무언가에 강한 혐오감을 품은 사람이 수천 권의 책에 둘러싸인 채 산다고 믿기는 어렵다.
부르크하르트 슈피넨, 『책에 바침』(쌤에파커스, 2020) pp.150~151